
개요
감독: 박훈정
출연: 신시아, 박은빈, 서은수, 진구, 성유빈, 조민수, 이종석
장르: 액션, SF, 스릴러
개봉: 2022년 6월 15일
줄거리
"마녀 Part 2. The Other One"은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새로운 주인공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편의 주인공 자윤이 아닌, 또 다른 실험체 ‘소녀’(신시아)가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비밀 연구소 ‘아크’가 습격당한 뒤, 그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한 소녀가 산 속 외딴 집에서 깨어난다. 기억이 없고 말도 거의 하지 못하는 그녀는 자신을 구조한 농장의 자매 ‘경희’(박은빈)와 ‘대길’(성유빈)과 함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는 듯하지만, 그녀를 노리는 여러 세력이 나타나면서 일상이 무너진다. ‘아크’의 잔당뿐 아니라 미국, 중국, 한국 각지에서 모인 실험체 관련자들이 소녀를 찾으며 긴장감이 높아진다.
전작의 ‘자윤’처럼, 이 소녀 또한 놀라운 전투 능력을 갖춘 인물이다. 각 세력의 대립, 음모, 배신이 얽히며 그녀는 점점 자신의 존재와 능력을 자각해간다. 영화는 이 소녀가 누군지, 왜 ‘또 다른 마녀’인지에 대한 단서를 던지며 거대한 세계관의 확장을 시도한다.
등장인물
소녀(신시아): 기억을 잃은 채 연구소에서 탈출한 초능력자. 순수하지만 강력한 전투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점차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다.
경희(박은빈): 평범한 농장을 운영하며 소녀를 돌보는 따뜻하고 강인한 인물. 동생 대길과 함께 가족처럼 소녀를 보살핀다.
대길(성유빈): 경희의 동생으로, 밝고 쾌활한 성격. 의외의 상황에서도 침착한 태도를 보이며 이야기의 유쾌한 톤을 담당한다.
조현(서은수): 1세대 실험체와 또 다른 오리지널 능력자인 장의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새로운 강화인간 군인이다.
백총괄(조민수): 마녀 프로젝트를 기획한 창시자이며 본사의 초능력자 연구소 중 하나인 아크(Ark)의 전직 관리 책임자였던 인물이다.
장(이종석): 연구소 중 가장 중요한 연구소로 추정되는 아크'(Ark)라는 곳의 관리책임자이며 계급은 소령. 바깥으로 탈출한 '소녀'의 행방을 쫓고 있다.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오리지널 능력자이다.
장점
1) 신시아의 강렬한 데뷔와 몰입도 높은 연기
신시아는 ‘마녀 유니버스’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완전히 신선한 얼굴로 등장한다. 대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눈빛과 표정, 몸짓만으로 캐릭터의 정체성과 감정을 표현하며, 액션과 감성 모두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감정이 억제된 상태에서도 위협적이면서도 동시에 순수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2) 세계관의 확장과 깊이 있는 설정
"마녀 2"는 단순히 전편의 복사판이 아닌,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각국의 세력이 얽힌 실험체 프로젝트, ‘아크’라는 새로운 기관, 그리고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겨진 자윤의 존재까지, 설정은 훨씬 커졌고 복잡해졌다. 마치 하나의 프랜차이즈처럼 세계관을 설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 감각적인 액션과 촬영 연출
전작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액션과 CG는 눈을 사로잡는다. 초능력을 이용한 전투, 초고속 이동, 텔레키네시스 등이 화려하게 펼쳐지며, 박훈정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돋보인다. 특히 마지막 전투 장면은 압도적인 스케일과 속도감으로 영화의 백미를 이룬다.
4) 복잡한 인물 관계와 긴장감 있는 전개
각 등장인물들이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소녀를 추적하면서 끊임없는 긴장감이 형성된다.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를 관계망과 정체불명의 실험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며,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쉬운 점
1) 복잡한 세계관에 대한 설명 부족
세계관을 크게 확장하면서도 여전히 구체적인 설명은 자제한다. 신 캐릭터와 설정이 많이 등장하지만, 이들 간의 연결과 배경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아 처음 접하는 관객은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설명이 부족한 만큼 전체적인 서사가 파편적으로 흘러가는 인상이 있다.
2) 중심 서사의 약화와 흐릿한 주제 의식
1편에서 자윤의 감정선과 복수 서사가 뚜렷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은 많은 인물과 사건이 분산되며 중심 서사가 다소 약하게 느껴진다. 소녀의 정체성과 변화는 흥미롭지만, 감정적으로 크게 이입되기 어려운 점도 있다.
3) 후속편 의존적인 구조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결말이 다음 편을 위한 열린 구조로 마무리된다. 주요 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새로운 떡밥만 남겨둔 채 끝나기에, 단독 작품으로서의 완결감은 떨어진다. 시리즈 전체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흥미롭겠지만, 일반 관객에게는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총평
"마녀 Part 2. The Other One"은 시리즈의 확장과 새로운 주인공의 등장을 통해 ‘마녀 유니버스’의 가능성을 넓힌 작품이다. 압도적인 액션, 감각적인 연출, 복잡한 세계관 설정을 통해 전작과 차별화된 색을 보여주며, 동시에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신시아라는 신예 배우의 인상 깊은 연기, 박은빈과 서은수 등 조연 배우들의 안정적인 활약, 그리고 박훈정 감독 특유의 냉정하면서도 세련된 연출이 어우러져 스타일리시한 장르 영화를 완성했다. 그러나 과도한 설정 확장, 중심 메시지의 분산, 후속작 의존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완성도 높은 시리즈로 성장하기 위한 필연적인 단계처럼 보이는 이번 2편은, 전작의 팬이라면 필견이고,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어떻게 완성되어갈지 궁금하게 만드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단순한 속편이 아닌, 하나의 세계를 만들고 확장해 나가는 ‘마녀’ 프로젝트의 중심축으로서, 그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