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출구 없는 인생’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겪는다. 영화 ‘엑시트’는 그런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웃음과 희망, 연대의 감정을 경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풀어낸 재난 오락 영화다.
2019년 여름, 별다른 스타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94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단순한 생존 액션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청춘들의 자화상이라 불릴 만큼 깊은 공감을 얻었다.
🎬 영화 개요
- 제목: 엑시트 (EXIT)
- 감독: 이상근
- 출연: 조정석, 임윤아, 고두심, 박인환
- 장르: 재난, 코미디, 액션
- 개봉일: 2019년 7월 31일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103분
줄거리
‘용남(조정석)’은 한때 대학 산악 동아리의 에이스였지만, 지금은 취업에 실패한 채 눈치만 보며 살아가는 백수 청년이다. 어느 날 어머니 칠순잔치에 참석한 그는,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후배 ‘의주(윤아)’가 연회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망한 재회도 잠시, 도심에 정체불명의 유독가스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생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건물의 고층부만이 유일한 안전지대. 용남과 의주는 자신의 체력과 산악 기술만을 믿고, 클라이밍으로 위기를 돌파해 나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포기하지 않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장점
웃음과 긴장감을 넘나드는 독특한 연출
재난영화인데 무섭지 않다. 오히려 웃긴다. 하지만 그 웃음이 상황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긴장감 속에서도 우리 삶의 단면을 코믹하게 비춰주는 힘이 있다. 유머와 위기의 공존, 그 조화가 탁월하다.
현실을 대변하는 캐릭터 설정
백수, 사회 눈치, 가족의 기대.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현실적 요소들이 캐릭터에 녹아 있어 더욱 몰입하게 된다. 특히 취업난에 지친 청춘이라면 용남의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기 쉬울 것이다.
새로운 액션 스타일 – ‘클라이밍 액션’
기존 재난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빌딩 클라이밍이 주요 액션 장면이다. 손에 땀이 나는 고공 액션은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도 색다른 경험을 준다.
로프 없이 건물을 기어오르고, 좁은 공간을 기민하게 돌파하는 장면은 놀라움과 함께 손에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와 호흡
조정석과 윤아의 연기 호흡은 기대 이상이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동료’로서의 관계 설정이 감정적으로 매우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다. 조정석의 유쾌함과 윤아의 의외의 터프함이 찰떡궁합을 이룬다.
아쉬운 점
영화의 전체적인 톤이 밝다 보니, 진짜 재난의 심각함이 다소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긴장감이 살짝 풀리는 순간이 있는데, 일부 관객은 “전개가 너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또한 구조적인 측면에서 위기 상황의 반복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지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장르적 특성과 관객 대상이 명확하기 때문에 오히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등장인물 분석
용남 (조정석)
취업 실패, 가족의 기대, 자존감 하락이라는 현실적인 짐을 짊어진 청년. 하지만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그의 침착함과 책임감은 관객에게 "이 사람,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준다. 조정석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감정연기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이 이 캐릭터를 완성시킨다.
의주 (윤아)
단순한 여성 파트너 역할에 머물지 않는다.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력, 위기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정신력은 그녀를 진짜 히어로로 만든다. 윤아는 이 작품을 통해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을 완전히 넘어서며, 단단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고두심 & 박인환 (용남의 부모님)
극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아니지만, ‘가족’이라는 정서를 지켜주는 존재들이다. 고두심의 현실적인 어머니 연기와 박인환의 짠내 나는 아버지 모습은 보는 내내 따뜻하고 익숙하다. 이들의 존재 덕분에 영화가 단지 액션물이 아니라 가족 영화의 온기도 함께 품을 수 있게 되었다.
결론 및 추천
‘엑시트’는 단순한 재난 탈출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사회에 던져진 청춘들의 무게, 서툴지만 뜨거운 사랑, 그리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피어나는 사람 간의 신뢰와 용기가 담겨 있다.
무섭고 처절한 재난이 아닌, 웃고 울 수 있는 재난 영화가 필요한가?
지금 이 시대의 청춘을 응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엑시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다.
누구와 봐도 좋고, 다시 봐도 유쾌하며, 보고 나면 이상하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바로 그게 ‘엑시트’다.
추천 포인트 요약
✔️ 무겁지 않은 재난 영화 찾는다면
✔️ 청춘 현실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원한다면
✔️ 가족, 연인, 친구 누구와 봐도 부담 없는 작품 찾는다면
→ 완.전.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