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50

영화 리뷰: 하얼빈 – 죽음을 품은 의지, 역사를 바꾼 한 발의 총성 감정의 심연 – 현빈의 안중근이 말하는 진짜 용기『하얼빈』은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다.오히려 차갑고 단단하게 밀고 들어온다.눈부신 CG도, 과장된 슬로우모션도 없다.대신 현빈의 눈빛이, 그 조용한 분노와 신념이 모든 서사를 짊어진다.안중근을 연기한 현빈은 단순히 ‘위대한 인물’이 아닌,실패와 죄책감, 동지의 죽음 앞에서 고개 숙일 줄 아는 인간으로서의 안중근을 보여준다.이 영화의 안중근은 완전한 영웅이 아니다.그는 살아남았기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다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무릎을 꿇는다.손가락을 절단하고, 피로 태극기에 “대한독립” 네 글자를 쓰는 장면.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어떤 마음을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말하고 있다.줄거리 – 의병의 길, 하얼빈까.. 2025. 4. 4.
영화 리뷰: 대가족 – 끊길 줄 알았던 사랑, 이어져야만 했던 마음 인물과 연기의 깊이가족이라는 단어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정의는 결코 간단하지 않다.영화 『대가족』은 그 복잡한 질문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이 작품의 감정선은 ‘피를 나눈 관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관객이 울컥하게 되는 순간은 대사 때문이 아니라, 인물들의 눈빛과 침묵 속에 담긴 진심 덕분이다.김윤석이 연기한 무옥은 ‘전통’과 ‘가문의 명맥’을 인생의 전부로 여기던 인물이다.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한 번도 상상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가족이 생겨난다.처음에는 외면하려 했지만, 어느새 그는 자신의 삶에 다시 들어온 사랑 앞에 무너진다.이승기 또한 ‘문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깊이 있게 소화한다.정자 기증을 통해 어쩌다보니 아버지가 되었고, 그 사실이 한 가족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설정은 꽤 상징적이다... 2025. 4. 4.
영화 리뷰: 소방관 – 불속의 인간, 그들의 싸움은 구조보다 뜨겁다 줄거리 요약주원은 극 중에서 열정 넘치는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을 맡았다.누구보다 강한 사명감을 지녔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전혀 다르다.출동 후 돌아오는 건 영웅 칭찬이 아니라 민원과 조롱, 그리고 실종된 동료였다.곽도원은 ‘진섭’ 역으로 등장한다. 오랜 경력과 상처를 가진 베테랑 소방관.그는 후배들에게 말없이 많은 걸 알려주지만, 동시에 말하지 못한 상처를 안고 있다.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소방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현실을 담은 연출 – 불길보다 뜨거운 침묵감독 곽경택은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현실주의 시선을 유지한다.화려한 CG와 영웅주의적 연출을 피하고,실제 현장감을 살리는 거친 카메라워크와 현장음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특히 소방차가 출동할 때의 어색한 길 막힘, 무관심한 시민, 멍.. 2025. 4. 4.
영화 리뷰: 비상선언 – 하늘 위에 갇힌 인간, 선택을 강요당하다 "평범한 비행, 비범한 재난"‘비상선언’은 상공 위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 테러를 배경으로 한 재난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단순한 테러나 스릴이 아니다.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 집단 속의 이기심과 연대, 그리고 한계를 마주한 선택의 순간들이다.줄거리 요약대한민국에서 하와이로 떠나는 여객기. 그 안에는 다양한 이유로 탑승한 사람들, 평범한 승무원들, 그리고 ‘누군가’가 있다.비행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승객이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망한다. 곧이어 기내 곳곳에서 이상 증상이 발생하고, 이 상황이 의도적인 테러였음이 드러난다.비행기 안은 아비규환.감염을 두려워하는 이들, 서로를 의심하는 이들, 가족을 지키기 .. 2025. 4. 4.
영화 "늑대소년" 리뷰 - 말 없이 사랑하고, 사라진 존재 영화 정보제목: 늑대소년 (A Werewolf Boy)감독: 조성희출연: 송중기, 박보영, 장영남, 유연석장르: 판타지 멜로, 로맨스, 드라마개봉: 2012년 10월 31일"늑대소년"은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라는 장르를 새롭게 써 내려간 작품으로, 인간과 짐승 사이의 경계에 선 소년과 한 소녀의 만남을 아름답고도 아련하게 그려낸다. 순수한 사랑, 감정의 폭발, 말 없는 존재와의 교감을 중심으로 서정적이고도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줄거리 요약몸이 약한 소녀 ‘순이’(박보영)는 요양차 시골로 내려오고, 그곳에서 야생 상태의 한 소년(송중기)을 발견한다. 말도, 글도 모르는 이 소년은 순이 가족에게 받아들여지며 함께 살아가게 된다. 순이는 그에게 ‘철수’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읽고 쓰는 법, 규칙적인.. 2025. 4. 2.
영화 "기생충" 리뷰 - 반지하에서 지하실까지, 계급의 냄새를 말하다 영화 정보"기생충"은 2019년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등이 출연한 한국 영화로, 전 세계에 충격과 감동을 안긴 작품이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휩쓴 이 영화는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와 탁월한 연출로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다.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복합적 구조"기생충"은 단순히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대립을 그린 영화가 아니다. 영화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공간, 계단, 냄새, 비 등의 요소들을 통해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와 위계질서를 말없이 보여준다. 영화의 중심에는 기택(송강호) 가족이 있다. 반지하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그러던 중 아.. 2025. 4. 2.